Home 종합뉴스여수지역 신기동 DL이앤씨 ‘독소조항’ 합의서 논란 … 여수시는 무엇을 관리·감독했나

여수지역 신기동 DL이앤씨 ‘독소조항’ 합의서 논란 … 여수시는 무엇을 관리·감독했나

- 향후 피해 포기·민형사 책임 면제·비밀유지까지 … 주민 권리 외면한 합의서, 행정은 손 놓고 있었나

by 백형 이

[공익탐사뉴스=이백형 기자] 최근 여수시 신기동에서 진행 중인 DL이앤씨의 대규모 아파트 신축공사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공사 소음과 진동, 분진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에게 제시된 합의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여수시 신기동에서 진행 중인 DL이앤씨의 1400여 세대 규모의 대형 건설공사가 수년간 진행되는대규모 아파트 신축공사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있다,(사진=이백형기자)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공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까지 포기하도록 하고, 회사의 민·형사상 책임까지 면제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합의 내용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도록 하는 비밀유지 조항까지 담겨 있어 “보상이 아니라 권리 포기 각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수년간 생활 피해를 감내한 주민들에게 기업이 가장 먼저 보여야 할 것은 책임 있는 자세와 진정성 있는 보상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서는 주민들의 권리를 최대한 제한하는 방향으로 작성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보상 기준이다. 같은 생활권에서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인데도 지급 금액은 큰 차이를 보였고, 그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여기에 기타소득 명목으로 22%를 공제하는 방식까지 적용되면서 주민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DL이앤씨는 국내 대표 건설사로서 단순히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주장만으로는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지역 주민의 생활권을 침해한 공사였다면, 그에 상응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보상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대기업의 사회적 책무다.

이번 사안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는 여수시의 관리·감독 책임이다.

1400여 세대 규모의 대형 건설공사가 수년간 진행되는 동안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소음과 진동, 분진 피해를 호소해 왔다. 그럼에도 주민들이 기업과 직접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됐다면, 여수시는 그동안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사 과정에서 접수된 민원은 얼마나 되었는지, 현장 점검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피해 실태 조사는 실시했는지, 주민과 시공사 간 갈등을 중재하기 위한 행정적 노력은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논란이 된 합의서 내용에 대해 여수시가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 주민 권익 보호를 위해 어떠한 행정적 조치를 취했는지도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

행정의 역할은 인허가만 내주는 것이 아니다.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민 피해를 예방하고, 갈등을 조정하며, 시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 역시 지방자치단체의 중요한 책무다.

기업은 공사를 통해 이익을 얻고, 행정은 개발을 허가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피해를 감당하는 것은 결국 인근 주민들이다. 기업에는 사회적 책임이, 행정에는 관리·감독 책임이 따른다.

이번 DL이앤씨 합의서 논란은 단순한 민간 분쟁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여수시는 공사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이 적절했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주민 피해 조사와 합의 과정의 적정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지역 발전은 시민의 권리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은 책임 있는 보상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여수시는 시민의 편에서 관리·감독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지방행정의 존재 이유이며, 시민들이 행정에 기대하는 최소한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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