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탐사뉴스=이백형 기자] 정인화 광양시장의 핵심 농정 공약인 ‘매실 부산물 퇴비화 사업’이 총체적 난맥상에 빠졌다. 3~4년간 함께 기술을 개발한 지역 업체는 헌신짝처럼 버려지고, 혈세가 투입되는 핵심 사업은 경남 합천의 외부 업체로 넘어가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법원 결정까지 무시한 공무원의 갑질 행정과 특정 업체 배제 의혹까지 터져 나오면서 “광양시 행정이 사실상 붕괴 수준”이라는 비판이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광양시 농업기술센터. (사진=광양시 공식 블로그)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광양시 농업기술센터와 농업지원 부서가 있다. 광양시는 수년간 관내 업체인 ‘ㅂㄱㅊㅎㄱㄴ법인’과 함께 매실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비료 기술을 공동 개발해왔다.
시는 양산 설비 지원까지 약속하며 사업화를 추진했지만, 정작 국비 확보에 실패하자 돌연 입장을 바꿨다. 시는 기존 파트너 업체를 배제한 채, 코팅 설비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경남 합천의 외부 업체에 원료 무상 제공과 장비 지원 등 특혜성 조건을 제시하며 계약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광양시 예산과 기술, 지역 농민들의 기대까지 타 지역으로 통째로 넘겨주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광양시가 실제로는 보유하지도 않은 핵심 기술을 마치 자신들의 기술인 것처럼 포장해 ‘전용실시권’ 형태로 이전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취재에 따르면 광양시가 보유한 것은 단순 미생물 발굴 수준이며, 실제 비료 제품에 적용되는 핵심 코팅 기술은 봉강 측의 독자 기술이라는 것이다.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남의 기술로 사업권을 팔아넘기는 행태와 다를 바 없다”며 “껍데기 기술만 들고 완성형 사업인 것처럼 포장한 것은 사실상 시민 혈세를 이용한 사기성 행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광양시 예산 심의를 담당하는 지식재산센터 ㄱㅁㅊ 센터장도 내부 대화에서 “기술 이전을 왜 이런 식으로 하느냐, 잘못됐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광양시가 신청 업체에 끌려가는 느낌”이라고 표현하며, 심의 과정에서 계약 구조 자체에 제동을 걸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광양시 공무원의 보복성 갑질 행정 의혹까지 겹치며 사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광양시 농업지원과 소속이었던 ㅂㅅㄱ 주무관(현 광양읍 산업팀장)은 지난 2023년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과정에서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사업 참여 자격이 유지된 봉강 업체를 고의적으로 배제한 허위 공문을 발송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ㅂㄱ 측은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결정을 통해 적법한 사업 참여 권리를 확보한 상태였지만, 광양시는 이를 무시한 채 “참여 제한 업체”라는 취지의 공문을 각 읍면동에 배포했다.
업체 측이 수차례 법원 결정 사실을 알렸음에도 추가 배제 공문까지 내려보냈다는 주장이다. 결과는 참혹했다. ㅂㄱ은 2021년 관내 유기질비료 시장 점유율 41.1%로 1위를 기록했지만, 공문 사태 이후 공급량이 급감하며 매출이 반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역에서는 “공무원 한 사람의 펜대가 지역 기업 하나를 무너뜨렸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후 대응이다. 해당 공무원은 중징계는커녕 ‘훈계’ 처분만 받은 뒤 오히려 광양읍 산업팀장으로 승진성 인사를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에도 농가들이 봉강 제품을 신청하려 하자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신청을 막거나 만류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심지어 같은 농업직 공무원인 배우자까지 업체 업무 과정에서 비협조적 태도를 보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공직 부부가 특정 업체를 상대로 행정 린치를 가한 것 아니냐”는 격앙된 반응도 지역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는 이번 사안을 단순 행정 실수 수준이 아닌 “권한 남용과 공권력 사유화 문제”로 보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법원 결정까지 무시하고 지역 기업을 배제한 공무원이 승진 대상으로 거론되는 현실 자체가 광양시 행정의 민낯”이라며 “감사원 감사와 수사기관의 전면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정인화 전시장의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시장의 대표 공약 사업이 비전문가들의 탁상행정과 측근 중심 행정 속에서 파행으로 치닫고 있음에도, 정작 시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농민들은 “매실 농가 살리겠다던 공약이 결국 지역 기업 죽이고 외지 업체 배불리는 사업으로 변질됐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시정인지 묻고 싶다”고 분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