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창동학혁명시민연대 회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19일 오전 전북특별자치도경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덕섭 고창군수를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공익탐사뉴스=김현수 기자) 고창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전북특별자치도경찰청(이하 전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덕섭 고창군수를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사법기관의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고창동학혁명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19일 오전 11시, 전북경찰청 정문 앞에서 고창군민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6월 16일부터 전북경찰청 앞에서 사흘째 물과 소금에만 의지한 채 무기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매일전북신문 신익희 본부장(고창·정읍·부안지사)의 투쟁에 연대하고, 그간 고창 지역에서 매주 개최해 온 촛불집회의 요구 사항을 수사기관에 정식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불법 선거자금·부동산 투기 등 전방위적 ‘측근 카르텔’ 의혹 제기… “보복성 언론 탄압” 규탄
이날 시민연대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심 군수 측의 불법 선거자금 수수 및 자금세탁 의혹을 정조준했다.
시민연대는 심 군수의 최측근 부동산 업체가 개발계획 공식 발표 5개월 전에 미공개 정보를 입수해 토지를 선매입한 뒤 약 6억 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자본잠식 상태인 업체에 대한 고수면 고추종합유통센터 특혜 매각 행위도 수사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행정 권력을 이용한 밀실 행정과 보복성 언론 탄압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시민연대는 수천억 원 규모의 고창종합테마파크 조성사업 협약서에 ’30년 비밀유지 조항’이 삽입된 경위를 따져 물었다. 아울러 이러한 밀실 행정을 감시해야 할 지역 언론의 입을 막기 위해 행정 권력이 보복을 단행했다고 규탄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심 군수가 비판 기사를 작성한 전북일보 기자를 해고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군 광고를 2년 넘게 전면 중단하며 신문사를 압박했고, 새만금일보의 신익희 기자 역시 비판 보도를 지속하자 광고 중단 및 보도자료 배제 등의 보복 조치를 일삼았다는 것이다. 시민연대는 공적 재원인 광고비를 볼모로 언론의 감시 기능을 무력화하려 한 행위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직권남용 범죄라고 규정했다.
기자회견문 낭독을 마친 시민연대 대표단은 전북경찰청 민원실을 통해 청장에게 직접 보내는 ‘수사촉구 서한’을 접수했다.

고창동학혁명시민연대 김대현 대표가 19일 오전 전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심덕섭 고창군수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수사촉구 서한’을 접수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정상인의 25% 폐 기능으로 아스팔트에 누운 70대 기자… “진실 규명 위한 마지막 선택”
한편, 전북경찰청 정문 앞 노상에서 단식 중인 신익희 기자는 올해 70세가 넘은 고령으로,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을 앓고 있어 폐 기능이 정상인의 25% 수준에 불과한 중증 환자다. 상태가 악화되자 감염 시 치명적인 폐렴으로 이어져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다는 의료진의 강력한 경고에 따라 전날 전주시의 한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날 신 기자는 몸을 추스르고 기자회견장에 나와 “평생 지역 언론인으로 살며 군민을 대변해 왔으나, 수년간 제기된 고창군 관련 의혹들이 거대한 권력 장막과 수사기관의 늑장 대처 속에 묻히는 것을 보고 몸을 던져서라도 진실을 밝혀야겠다는 마지막 결단을 내렸다”며 절박한 심경을 피력했다.
심 군수 측 “기획된 악의적 정치 공작… 강력한 법적 책임 물을 것”
지난 2월에도 고창의 한 시민단체가 이 같은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심 군수의 해명을 촉구한 바 있다. 당시 심 군수 측은 “일부 단체와 언론이 제기하는 의혹들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다가올 선거를 앞두고 현직 군수를 흠집 내기 위해 정교하게 기획된 악의적인 정치 공작에 불과하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할 경우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반박했다.
지방자치의 사유화를 막아내기 위한 풀뿌리 연대의 행보
이번 기자회견을 주최한 고창동학혁명시민연대는 전북 고창 지역의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계승하고, 지역사회의 주요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대표적인 풀뿌리 시민사회단체다. 동학농민군의 무장 기포지이자 전봉준 장군의 출생지인 고창군의 역사적 민족정신을 계승하여 지방자치의 사유화를 막아내겠다는 것이 이들의 취지다.
고창동학혁명시민연대 김대현 대표는 “동학 후예들의 기개로 공정과 정의가 바로 서는 날까지 매주 촛불집회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전북경찰청의 향후 수사 행보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정가와 언론, 사법기관이 복잡하게 뒤엉킨 이번 고창군 비리 의혹 사태는 전북경찰청의 향후 수사 방향과 결과에 따라 지역 정계 전반에 거대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