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헤드라인[현장 인터뷰] “폐 기능 25% 몸으로 전북도경 앞 단식… 고창 군정 비리, 목숨 걸고서라도 끝까지 밝힐 것“

[현장 인터뷰] “폐 기능 25% 몸으로 전북도경 앞 단식… 고창 군정 비리, 목숨 걸고서라도 끝까지 밝힐 것“

고창 전방위 비리 의혹에 맞서는 신익희 기자

by 공익탐사뉴스

(공익탐사뉴스=김현수 기자) 매일전북신문 신익희(고창, 정읍, 부안지사 본부장) 기자가 전북도경 앞에서 2일차 단식농성 중이다. 고창군 비리 의혹에 대한 신속한 수사 촉구를 위해 도경 정문 옆에 텐트를 치고 이틀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는 70이 넘은 고령인데다, 지병인 폐색증(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인해 폐 기능이 정상의 25%에 불과한 상황이다. 자가 호흡조차 힘에 겨워 숨을 쉴 때마다 거친 숨소리가 텐트 안을 가득 채운다. 감기라도 걸리면 곧바로 치명적인 폐렴으로 전환되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사의 엄중한 경고를 뒤로한 채, 그는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온몸을 던졌다.

펜을 들어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지역 언론인이 기사 작성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넘어, 왜 이토록 극단적인 ‘단식 시위’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어야만 했을까. 전북도경 앞 텐트에서 신 본부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16일 전북도경 앞 텐트에서 매일전북신문 고창, 정읍, 부안지사 본부장 신익희 기자가 고창군 비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2일차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폐 기능 25%의 지병을 앓고 있는 신 기자는 70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건 시위에 나섰다. (사진=김현수 기자)

“펜을 꺾게 만든 조직적 외압과 방조… 더는 묵과할 수 없어 목숨을 걸었다“

Q. 현재 신체 상태가 매우 위독해 보인다. 폐 기능이 정상인의 25% 수준이라면 일상생활조차 고통스러울 텐데,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목숨을 건 단식 농성을 결심한 진짜 계기는 무엇인가?

신익희 본부장 (이하 신익희): “내가 이 나이에, 이 망가진 몸을 이끌고 길바닥에 누운 이유는 단 하나다. 심덕섭 고창군수 체제하의 군정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고창의 미래는 완전히 파멸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역 언론인이자 평생을 고창에서 살아온 기자로서 이를 묵과하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고향에 대한 배신이다.

사실 단식 전에 합법적인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추악한 진실을 세상에 터뜨리려고 피나는 노력을 했다. 경배건설 박00 대표를 신문이 아닌 지역 방송사 고창 담당 기자와 구체적인 취재 일정까지 조율했다.

그런데 취재를 단 하루 앞둔 날, 생각조차 못 한 일이 벌어졌다. 핵심 제보자가 검사의 보완수사 요청으로 전북도경에 조사를 받으러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담당 조사관으로부터 ‘이 사안이 방송으로 보도되면 당신이 오히려 구속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

제보자는 구속을 피하기 위해 이미 수 천만 원이라는 거액의 수임료를 주고 변호사까지 선임해 둔 상태였다. 겁에 질린 제보자는 결국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며 숨어버렸고, 주말 내내 고창에 상주하며 대기하던 방송사 취재진도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외압과 수사기관의 조직적인 방조 앞에 언론의 칼날이 꺾이는 것을 보며 피눈물을 흘렸다. 군수 선거 국면에서 이 권력형 비리 사슬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향후 4년 동안 고창은 특정 세력의 사적 이익을 위한 놀이터로 전락할 것이다. 법과 제도가 가로막힌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은 오직 내 육신을 던져 수사기관의 즉각적이고 투명한 수사를 강력히 촉구하는 것뿐이었다.“

Q. 공직사회의 부당한 행태를 지적하는 것은 기자의 일상적인 업무다. 이번 고창군청의 반응은 과거와 어떻게 달랐기에 이토록 극단적인 대치 국면으로 치달았는가?

신익희: 지난 수십 년간 고창에서 기자 생활을 하면서, 공무원들이 행정적 일탈이나 부당한 처사를 저지를 때 준엄하게 지적하면 대부분 시정하는 시늉이라도 했다. ‘이러면 안 된다’고 법적 근거를 제시하면 조심스러워하는 기색이라도 있었다. 그런데 지난 민선 8기에 들어선 고창군 공직사회가 완전히 기고만장해졌다. 아무리 명백한 비리 증거를 들이밀고 지적해도 들은 척조차 하지 않는다.

이유는 명확하다. 군수가 뒤를 든든하게 봐주고 있고, 자신들의 권력 배경이 철옹성 같다고 믿기 때문이다. 기사가 나든 말든, 주민들이 비판하든 말든 아예 귀를 닫아버린 불통의 행정이다. 오죽하면 내가 실무진에게 ‘너희들이 맞는지, 내가 맞는지 법정에서 가려보자’고 선언하고 직접 경찰 고발장까지 접수했겠는가. 이제 고창의 행정은 자정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전북도경 앞에 설치된 신익희 기자의 단식 농성 텐트 전경. 텐트에는 고창군 비리 의혹의 실체를 밝히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으며, 정문 옆에는 “전북경찰청, 외압에 절대 굴하지 말고 공정 수사하라!”는 내용의 배너가 세워져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① 모나용평 리조트 ’30년 비밀유지 공증서’ 유출 의혹… “군의회 의원 9명 전원이 까맣게 몰랐던 3,500억 사업의 밀실 조약”

Q. 고창종합테마파크 조성사업과 관련한 ‘모나용평 리조트 의혹’의 실체는 무엇인가?

신익희: “고창군이 ㈜모나용평과 체결한 약 3,5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협약서에 무려 ’30년간 대외비(비밀)를 유지한다’는 독소 조항이 공증서에 명시되어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고창군의 독점과 독주를 견제해야 할 고창군의회 의원 9명 전원이 이 30년 비밀 유지 조항의 존재를 단 한 명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내가 이 의혹을 포착하고 군청 실무 팀장에게 매매계약서와 공증서 원본을 요구하자, ‘민간 기업과의 대외비 문서이기 때문에 비밀누설 우려로 절대 보여줄 수 없다’며 완강히 거부했다. 기가 막혀서 ‘이게 청와대 국가기밀 문서냐, 군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인데 무슨 대외비 타령이냐’고 호통을 쳤다.

결국 군의회에게 행정사무조사 권한을 발동해서라도 문서를 확보하라고 강력히 요구했고, 마침내 의회를 통해 확보한 공증서 안에서 30년간 주민과 의회의 눈을 가리려 했던 밀실 조약의 실체를 찾아냈다. 대관절 민간 기업에 어떤 특혜를 몰아주었기에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숨기려 했는지, 도경 수사대장이 교체된 만큼 철저한 압수수색과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② 고수면 고추종합유통센터 매각 비리 의혹… “자본금 5천만 원의 자본잠식 법인에 43억 군유 재산 특혜 매각“

Q. 고수면 고추종합유통센터 매각 건 역시 심각한 특혜 의혹으로 지적하셨는데, 구체적인 정황은 어떠한가?

신익희: “고창군은 고수면에 위치한 고추종합유통센터를 에스비푸드(SB푸드)라는 민간 기업에 43억 원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했다. 동시에 26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며 요란하게 홍보했다. 하지만 기업 신용평가와 재무제표를 추적해 보니 실상은 경악스러웠다.

에스비푸드는 자본금 단 5천만 원에 불과하고, 이미 자본 잠식(결손) 상태에 빠진 실질적인 1인 법인이었다. 수백억 원의 자금 동원 능력은커녕 하루하루 연명이 불투명한 부실 기업에 고창군의 소중한 군유 재산을 수의계약으로 넘겨준 것이다.

예상대로 에스비푸드는 약속된 기한 내에 매각 대금 잔금을 납부하지 못해 계약 위반 상태에 이르렀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인수 후 약속했던 올리고당 가공 공장 운영은 온데간데없고, 센터 내 저온저장고 9개 동을 외부 배추 업자들에게 불법으로 임대(목적 외 사용)하여 매달 막대한 불법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명백한 계약 해제 및 재산 환수 대상이다. 대기업도 아닌 자본잠식 유령회사에 이러한 특혜를 준 배후가 누구인지, 계약 체결 과정에서의 유착 관계를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③ 불법 공사 및 국유지 도로 무단 점용 의혹… 부풀려진 설계비 2억 원의 행방은?“

Q. 대규모 토사 채취 현장에서의 불법 행위와 국유지 무단 점용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사를 요구하셨다.

신익희: 해당 토사 채취 공사 현장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에 명시된 비산먼지 및 수질오염 방지 가이드라인, 즉 세륜기 설치 등의 의무 규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진행됐다. 전북지방환경청 담당자조차 무조건 설치해야 한다고 확인해 준 사안이다. 환경과에 가 따지니 ‘업체가 예외 승인을 받았다’고 발뺌하더라.

취재해 보니 업체가 설계사무소에서 세륜기가 필요 없다는 식의 서류를 작성해 환경과에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군청 산림공원과는 ‘그냥 안 해도 되는 줄 알았다’며 직무유기를 자인하는 어처구니없는 답변만 늘어놓았다.

게다가 더 심각한 것은 공사 부지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약 6미터 너비의 국유지 도로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 도로를 사유화해 개발하려면 용도폐지 절차를 거치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정당하게 매입한 뒤 사업을 해야 한다. 그러나 고창군은 이러한 법적 절차를 통째로 무시하고 불법으로 허가를 내주어 국가 소유의 땅을 무단으로 점용하도록 방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반적으로 보통 5천만 원이면 차고 넘치는 설계비가 이 토사 채취 공사에서는 무려 2억 원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는 이 책정된 2억 원의 설계비가 비자금으로 조성되어 관계자들에게 흘러 들어갔을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경찰에 설계비의 출처와 최종 사용처에 대한 정밀 계좌 추적을 요구했다.

④ 공무원 출장비 허위 수령 및 지역 언론 통제

Q. 고창군 공무원들의 출장비 조직적 부당 수령 의혹 건을 직접 고발하셨는데, 어느 정도 수준이었나?

신익희: 고창군청 공무원들이 실제 관외 출장을 가지 않았거나, 출장 기록 및 결과 보고서가 아예 존재하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관행적으로 1인당 하루 2만 원씩 출장비를 허위로 수령해 온 사실을 밝혀냈다. 규정상 4시간까지 1만원 4시간을 초과하면 2만원이 지급되지만 대부분 출장을 증빙할 결과 보고서 등 어떠한 문서도 없었다. 이는 군민의 혈세를 쌈짓돈처럼 나눠 가진 명백한 횡령이자 공문서위조다.

정보공개 청구를 거쳐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상습적인 공무원 5명을 선별해 경찰에 정식 고발했다. 경찰 조사관이 증거를 이메일로 부탁해서 내가 밤을 새워 증거 자료를 완벽히 분석하고 정리해 넘겨주었다. 그 끝에 현재 전북도청 감사실로 이첩된 상태다. 참고로 2026년도 공무원 출장비 예산이 약 60% 대폭 삭감됐다.

Q. 군정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언론에 대한 통제와 외압도 심각하다고 했다.

신익희: 현 군수 체제 이후 고창군의 언론 환경은 암흑기나 다름없다. 군정에 비판적인 기사를 단 한 줄이라도 쓰는 기자는 모든 취재에서 철저히 배제된다. 심지어 비판 기사를 작성한 신문사에는 고창군청이 집행하는 공익 광고를 즉각 중단하고 보도자료도 보급하지 않는 비열한 방식으로 언론의 입을 틀어막고 있다.

언론의 비판 기능을 돈으로 매수하고 길들이겠다는 속셈이다. 나 역시 이러한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군민의 알 권리를 위해 끝까지 펜을 꺾지 않으려다 보니, 결국 단식이라는 극한의 투쟁에 이르게 된 것이다.

“내 생명의 불꽃이 꺼지기 전에 수사기관이 응답해야 한다“

Q. 극도로 쇠약해진 몸 상태다. 앞으로의 농성 계획과 수사기관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신익희: 폐색증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매초가 고통의 연속이다. 날씨는 덥고 내 몸의 면역력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의사는 나에게 단식은 곧 자살 행위라며 만류했다. 하지만 고창의 미래를 좀먹는 이 거대하고 추악한 비리 사슬을 내 손으로 끊어내지 못한다면, 내 남은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전북도경과 경찰청에 강력히 경고한다. ‘원칙대로 수사하고 있다’는 상투적인 말로 시간을 끌며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마라. 30년 비밀 공증서의 배후, 자본잠식 업체에 행해진 특혜 매각, 불법 토사채취 공사와 2억 원 비자금 의혹을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신속하게 수사하라. 내 몸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기 전에, 내 생명의 불꽃이 꺼지기 전에 수사기관이 정의로운 응답을 내놓을 때까지 나는 이 아스팔트 위를 결코 떠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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