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국가청렴도 ‘한 단계’ 하락…182개국 중 31위

한국 국가청렴도 ‘한 단계’ 하락…182개국 중 31위

비상계엄 사태 등 정치권 혼란과 기업인 체감 지표 하락이 주요 원인

by tamsanews

공익탐사뉴스=김현수 기자 /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가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하며 세계 31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부터 꾸준히 이어오던 장기적 상승 흐름이 대내외적 변수와 국내 정치 상황의 변동성으로 인해 잠시 주춤한 모습이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10일 발표한 ‘2025년도 국가청렴도(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100점 만점에 63점을 얻어 조사 대상 182개국 중 31위에 올랐다. 이는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했던 지난해(64점, 30위)와 비교했을 때 점수는 1점, 순위는 한 단계 하락한 결과다. 이번 결과는 한국이 청렴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넘어야 할 제도적·환경적 과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국가청렴도 점수 하락의 결정적 배경으로는 지난해 말 발생한 국내 정치적 상황의 불확실성이 꼽힌다. 국제 사회가 한국의 민주주의 제도와 법치주의의 안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미지=한국투명성기구 제공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는 관련 논평을 통해 “2024년 12월의 비상계엄 선포 시도는 대통령의 권한 행사와 관련된 헌법적 명확성 부족을 드러냈으며, 정당 간의 깊은 반목과 협소한 정치적 타협 기반 등 한국 정치 체제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부정적 시각은 해외 전문가들의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국가청렴도를 결정하는 9개 세부 지표 중 하나인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기업인 설문 점수가 61점에서 49점으로 12점이나 급락한 것이 뼈아픈 대목이다. 이는 기업인들이 느끼는 정치·경제적 불안감이 실제 부패 인식으로 전이되었음을 보여준다. 국제 사회는 한국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졌다고 판단했으며, 이러한 대외 신인도 하락이 청렴도 평가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권익위, 반부패 시스템 전면 재정비… “법적 사각지대 없앤다“

정부는 이번 순위 하락을 일시적인 정체 상태로 진단하고, 반부패 정책의 고삐를 다시 죄기로 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가청렴도의 조속한 회복은 물론, 세계 20위권 진입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법과 원칙에 기반한 반부패 시스템 재정비에 착수한다.

가장 시급하게 추진되는 대책은 법적 실효성 강화다. 권익위는 기존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의 개정을 통해 공직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부정한 금품 수수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그동안 ‘제3자 뇌물’이나 ‘가족을 통한 우회 수수’ 등 법적 공백으로 지적받아온 지점을 완전히 메워 법 집행의 엄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또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과 ‘공무원 행동강령’을 더욱 촘촘하게 구성하여 공직 사회의 기강을 바로잡는다. 공공부문 채용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수 조사를 상시화하고, 부패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민생 및 규제 분야의 법령을 분석해 부패 유발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부패방지 시각’의 법령 개선도 병행한다.

단기적인 법 개정 외에 장기적인 청렴 문화 확산을 위한 대책도 포함되었다. 권익위는 미래세대가 어린 시절부터 청렴과 윤리 의식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초·중·고교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청렴 교육 의무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단순 주입식 교육이 아닌 연령별 특성에 맞춘 체험형 교육 체계와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여 청렴 의식이 사회의 기본값이 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한삼석 국민권익위 위원장 직무대리는 “국내외 정치·경제적 여건 변화로 인해 국가청렴도가 소폭 하락했으나, 이를 오히려 강력한 반부패 혁신의 동력으로 삼겠다”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어 한 위원장 직무대리는 “국민권익위는 국가 반부패 컨트롤타워로서 엄정한 법 집행은 물론, 국민의 삶과 직결된 민생 현장의 부조리를 뿌리 뽑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청렴 선진국 궤도에 다시 올라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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