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탐사뉴스=이장혁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가 오는 6월 실시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과 후보자들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행위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개인정보위는 최근 제5회 전체회의를 개최하여 유권자의 개인정보 출처 고지 요구에 성실히 답변하지 않은 후보자들에게 시정명령을 부과하는 한편, 선거운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개인정보 침해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고강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선거캠프의 개인정보 관리, 수집부터 파기까지 ‘무결성’ 원칙
선거운동을 위해 유권자의 개인정보를 활용하려는 모든 정당과 후보자는 개인정보 보호법의 핵심인 ‘최소 수집의 원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정보를 적게 모으는 것을 넘어, 선거운동이라는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체 불가능한 최소한의 항목’만을 수집해야 함을 의미한다. 성명, 연락처, 전자우편 주소 등은 필수 항목으로 분류되나, 주민등록번호나 종교, 정치적 견해 등 민감 정보의 수집은 법적 근거 없이는 엄격히 금지된다.
또한 수집된 개인정보의 생애주기 관리도 중요하다. 당초 수집 목적이었던 선거가 종료된 직후에는 모든 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해야 한다. 만약 당선 후 의정 활동 보고 등을 위해 정보를 계속 보유하고자 한다면, 수집 단계에서부터 별도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를 어기고 선거용 명단을 임의로 유지하거나 다른 용도로 전용하는 행위는 명백한 법 위반으로 간주하여 엄중한 사법적 책임을 묻는다.

(출처=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3자 제공 및 출처 고지, 유권자의 ‘알 권리’와 ‘자기결정권’
선거철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분쟁은 출처가 불분명한 개인정보의 활용이다. 동창회 명부, 종교 단체 주소록, 혹은 정체불명의 데이터베이스(DB) 업체로부터 유권자 명단을 제공받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제3자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을 때는 반드시 해당 유권자가 ‘선거운동 목적으로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에 명확히 동의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를 확인하지 않고 무단으로 이용하거나 또 다른 캠프에 정보를 넘기는 행위는 연쇄적인 프라이버시 침해를 야기한다.
특히 유권자가 “내 번호를 어떻게 입수했느냐”며 제기하는 ‘수집 출처 고지 요구’는 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권리이다. 후보자 측은 요구를 받은 즉시 수집 출처와 처리 목적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사무실을 방문한 지지자가 건네주었다”거나 “과거 다른 선거 때 썼던 명단이다”와 같은 모호한 답변, 혹은 “입력 과정의 단순 오타”라는 식의 회피성 변명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답변을 거부하거나 거짓으로 고지할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에 따른 형사처벌(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제75조에 따른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행정적·형사적 제재가 뒤따른다.

(출처=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유권자 대응 요령, 적극적인 감시와 권리 행사의 중요성
정보 주체인 유권자들은 자신의 프라이버시가 정치적 도구로 남용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모르는 번호로 선거 문자를 받았다면 당황하지 말고 수집 출처를 당당히 요구할 수 있다.
만약 선거사무소 측이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명시적인 삭제 및 처리 정지 요구를 묵살한다면 이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이 경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운영하는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국번 없이 118)’ 또는 누리집(privacy.kisa.or.kr)을 통해 즉각적인 신고와 상담이 가능하다.
또한 수신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번호 차단’을 피해가며 변형된 번호로 반복적인 선거 홍보 문자를 보내는 행위는 악성 스팸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행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표번호(1390)로 신고하여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검토받을 수 있다. 유권자의 적극적인 신고 한 건이 부정한 선거 관행을 뿌리 뽑는 기폭제가 된다.
유관기관 협력 강화, ‘클린 선거’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
개인정보위는 매년 반복되는 고질적인 개인정보 침해 민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의 공조 체계를 한층 강화한다. 양 기관은 정당 및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을 할 때 유권자에게 보내는 모든 메시지에 ‘수신 거부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조치 및 방법’을 누락 없이 포함하도록 강력히 권고할 방침이다. 이는 공직선거법 제82조의5 제2항에 따른 의무 사항이기도 하다.
개인정보위 송경희 위원장은 “선거철은 민주주의의 축제여야 하지만,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유출되고 이용되는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중앙선관위와 긴밀히 협력하여 후보자들의 개인정보 보호 감수성을 높이고, 국민이 안심하고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적법하고 공정한 선거 문화가 정착될 때까지 감시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