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연동 및 홍보 채널도 ‘깜깜이’… 세금으로 의정활동비 받으며 알 권리 침해 비판 고조
[공익탐사뉴스=김현수 기자] 제10대 고창군의회 박성만 의장과 조규철 부의장을 비롯한 의원 10명 전원이 의회 공식 누리집(홈페이지) 내 군민 소통 관련 게시물을 단 한 건도 올리지 않는 등 의정활동 홍보와 소통에 극도로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의 혈세로 매월 의정 활동비와 월정수당을 받으며 의정 활동을 펼치는 지방의원들이 정작 군민과의 가장 기본적이고 접근성이 높은 디지털 소통 창구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10대 고창군의회 누리집 화면

제10대 고창군의회 박성만 의장 누리집 화면
공식 누리집 게시물 ‘전무’… “의정활동 알릴 기본조차 망각”
본지 취재 결과, 고창군의회 공식 누리집 내 의원 개인별 소통 및 의정활동 보고 게시판에는 의원 10명의 개인별 활동 내역이나 주민 소통 관련 게시물이 단 1건도 등록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의회 누리집은 의원들이 어떤 조례안을 발의했는지, 지역구 현안 해결을 위해 어떠한 입법·정치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군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리는 대표적인 공공 정보 공개 채널이다. 그럼에도 의원 전원이 게시물 관리나 활동 정보 제공을 전면 중단하다시피 하고 있어, 군민의 알 권리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고창읍 주민 ㄱ씨(52)는 “군민을 대변하겠다고 선거 때마다 고개 숙이며 한 표를 호소하던 의원들이 당선 이후 자신들이 무슨 조례를 발의하고 어떤 현장 감사를 진행하는지 기본적인 알림조차 하지 않는 것은 대의기관으로서의 자질과 책무를 버린 처사”라며 “그나마 지난 지방의회의원(기초의회의원) 9대 최인규, 오세환 전 의원의 경우 개인 페이스북 등 SNS 활용을 통해 의정활동 내역을 군민들에게 공유하고 알리려는 소통 의지를 보여주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 의회의 소통 수준은 참담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ㄱ씨는 “지방의회가 주민과의 소통 채널을 단절한 채 폐쇄적으로 운영된다면, 군민들 입장에서는 의회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다”며 “주민이 의회의 활동을 전혀 알 수 없고 의견조차 전달할 수 없는 구조라면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 자체가 무색해지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창녕군의회 누리집 화면

창녕군의회 김미정 의원 누리집 화면
경남 창녕군의회는 회의록·영상 전면 공개… 고창군의회와 ‘극과 극’
고창군의회의 이러한 ‘깜깜이 의정’은 타 지자체 의회의 선진적 소통 행보와 비교되어 더욱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남 창녕군의회의 경우, 공식 누리집을 통해 모든 의원들의 의정활동은 물론 상임위원회 및 본회의 회의록, 회의 실시간 방송 및 다시보기 영상까지 빠짐없이 전체 공개하고 있다. 창녕군민들은 누리집 접속만으로 자신이 선출한 의원이 어떤 발언을 했고, 어떤 안건에 어떻게 투표했는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타 지자체 의회가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 투명성을 높이고 군민 접근성을 제고하는 반면, 고창군의회는 기본적인 회의 정보나 개인 의정 활동 내역조차 제대로 업데이트하지 않으며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5선 고참 의원마저 SNS ‘먹통’… 정보 접근성 막힌 ‘독단 의정’
문제는 공식 누리집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전국 지자체 의원들은 블로그,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개인 SNS를 활용해 현장 의정활동 내역을 주민들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댓글을 통해 민원을 수렴하는 양방향 소통을 적극 펼치고 있다.
그러나 고창군의회 의원들의 경우, 누리집 내 개인 SNS 링크가 아예 연결되어 있지 않거나 클릭해도 운영되지 않는 빈 페이지로 남아있는 등 디지털 소통 인프라가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특히 의정 경험이 풍부하고 솔선수범해야 할 5선 다선 의원마저도 SNS 채널을 전혀 운영하지 않거나 전무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되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겨우 군정 홍보와 개인사 정도 게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거 때마다 정치적 노련함과 풍부한 경륜을 내세우며 표를 호소했던 중진 의원들조차 정작 군민과의 일상적 소통과 정보 공개에는 극도로 무관심했다는 방증이다.
이로 인해 고창군민들은 의원들의 의정활동 내용이나 지역 현안 처리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의회를 방문하거나 의회 누리집에서 일일이 찾아야 하고,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정보공개 청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심각한 알 권리 침해와 불편을 겪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일방적인 정보 전달조차 이뤄지지 않는 폐쇄적 의정 운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개인 보좌진 없어 소통 한계” 해명… “타성적 핑계일 뿐” 비판 여론
일각에서는 기초의원 개개인에게 전담 보좌진이나 개인 비서가 배치되지 않는 지방의회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지속적인 SNS 관리나 누리집 업데이트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변명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해명이 ‘책임 회피성 핑계’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개인 비서는 없더라도 의회 운영과 홍보를 전담 지원하는 의회사무국 조직과 행정 인력이 엄연히 존재하며, 동일한 조건의 타 지자체 의회들은 이미 시스템을 구축해 투명하게 정보공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혈세 수령하며 소통 의지 없어”… 의회 차원의 종합 대책 시급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방의회의 투명성과 신뢰도는 주민과의 원활한 소통에서 시작된다”며 “누리집에 의정 활동 정보가 단 1건도 없고 SNS 연동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은 단순한 기술적 실수가 아니라 의원들의 소통 의지가 아예 없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꼬집었다.
이어 “의원들이 매달 적지 않은 의정활동비를 수령하면서 주민에 대한 알 권리 보장이라는 최소한의 의무조차 이행하지 않는 것은 책임 의식 부재”라며 “고창군의회 차원에서 의정활동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조례 및 지침을 마련하고, 회의 영상 및 활동 내역을 주기적으로 검증·공개하는 전면적인 소통 시스템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고창군의회가 주민의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말뿐인 소통’에서 벗어나 누리집과 디지털 채널을 즉각 정상화하고, 군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투명한 의정활동을 펼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