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탐사뉴스 김현수 기자 / 정부가 국가 자산의 무분별한 매각을 방지하고 매각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강력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 앞으로 300억 원 이상의 고액 정부 자산을 매각할 때는 반드시 국회에 사전 보고를 해야 하며, 공공기관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국회의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외부 통제 장치가 대폭 강화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그간 국정감사와 언론 등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온 정부 자산의 헐값 매각 논란을 해소하고 매각 절차의 공정성을 바로잡기 위한 ‘정부자산 매각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하여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정부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사후 검증 체계를 촘촘히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매각 관리체계 전면 개편… 국회 보고 및 심사기구 신설
정부는 먼저 자산 매각 결정 과정에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부처별로 외부 전문가가 중심이 되는 ‘매각전문 심사기구’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 기구는 매각 대상 선정부터 가격 적정성 심사까지 전 과정을 엄격히 검토하게 된다.
특히 매각 규모에 따른 단계별 통제 장치를 마련했다. 매각 예정 가격이 300억 원 이상인 대규모 자산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사전 보고를 해야 한다. 50억 원 이상의 자산 역시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 등 전문 심사기구의 보고와 의결을 거쳐야만 매각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다만, 시장 대응이 필요한 기금 운용 자산이나 기관 고유 업무 수행을 위한 상시적 매각 등은 행정 효율성을 고려해 보고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사후 보고로 대체하기로 했다.
‘헐값 매각’ 원천 차단… 감정평가 신뢰도 제고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감정평가액 미만 ‘할인 매각’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만약 시장 상황 등 불가피한 사유로 할인 매각을 해야 할 경우에는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의 의결 등 매우 엄격한 사전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감정평가 자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도 도입된다. 10억 원 이상의 고액 감정평가를 진행할 때는 한국감정평가사협회의 ‘심사필증’ 발급을 의무화하여 평가 과정의 부실이나 왜곡을 사전에 방지한다. 아울러 국유재산법령상 규정된 수의매각 요건을 현실에 맞게 합리적으로 정비하여 특정인에게 특혜가 돌아가는 사례가 없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공공기관 민영화 방지… 국회 사전동의 의무화
정부나 공공기관이 보유한 다른 공공기관의 지분을 매각하는, 이른바 ‘민영화’ 관련 사안은 국회의 통제를 더욱 강화한다. 지분 매각 추진 시 소관 상임위원회의 사전 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여, 국회가 민영화의 적절성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정부가 독단적으로 공공 자산을 민영화한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온비드 누리집.
정보공개 확대와 공공 가치 창출
매각 관련 정보는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 자산 매각이 결정되면 즉시 온비드(Onbid) 웹사이트에 입찰 정보를 공개해야 하며, 매각이 완료된 이후에는 소재지, 매각 가격, 매각 사유 등을 상세히 공시하여 사후 외부 통제를 강화한다. 또한 모든 공공기관은 자산 매각 시 반드시 온비드를 사용하고 국유재산법령을 준용해야 한다.
이외에도 정부 자산을 민간에 매각하기 전, 지방정부나 다른 공공기관이 행정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우선 검토하는 과정을 의무화했다. 단순한 자산 매각을 넘어 신산업 지원, 사회적경제 조직 육성, 공공주택 공급 등 공익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자산을 우선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국유재산법 및 공공기관 운영법 등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2026년 상반기까지 신속히 마무리하고, 행정 지침으로 가능한 사안은 올해 안에 즉시 시행하여 제도 개선의 체감도를 높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