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부서 넘어 전국 장기 실종사건 전수 점검 지시
‘사건 암장·제식구 감싸기’ 근절… 국가경찰위 실질화 및 감찰기구 설치 추진
[공익탐사뉴스=김민중 기자] 행정안전부가 제주 실종사건 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의 기강 해이와 수사 체계 허점을 바로잡기 위해 경찰청 지휘부를 긴급 소집하고 전국적인 수사 체계 대수술에 나섰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 지휘부 전원을 청사로 부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정부가 현재 경찰 내부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강력한 개혁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및 경찰 지휘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경찰 지휘부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제주 실종사건 여파로 국민적 불안과 불신이 확산함에 따라 긴급히 마련됐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재성 경찰청장 대행 및 경찰 지휘부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제주 실종사건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광주 비리 이어 또 기강 해이”… 국민 앞에 사과
윤호중 장관은 모두발언에 앞서 경찰 지휘부와 함께 제주 실종사건과 관련해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윤 장관은 “광주 경찰 비리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경찰관들의 비위와 기강 해이 사건이 발생해 우리 사회에 큰 불안을 안겨주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강하게 약속했다.
특히 제주 실종사건과 관련해서는 단순한 현장 조사를 넘어 실종 업무 프로세스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윤 장관은 사건이 발생한 제주서부경찰서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경찰관서가 관할하는 장기 실종사건에 대한 철저한 전수 점검을 주문했다. 점검 과정에서 드러나는 비위나 부적절한 업무 행태, 사건 암장(隱藏) 및 ‘제 식구 감싸기’ 식 솜방망이 처벌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장관은 참석한 경찰 지휘부 전원에게 각자 담당하는 소관 업무 전반을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제주 사건과 같은 구조적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근본적인 개선안을 마련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실종 수사팀 개선·경찰 수사 인권·감찰 기구 신설 추진
이날 이어진 안건 보고 시간에서 경찰청은 ‘실종수사 개선대책’과 ‘경찰 수사대응체계 개혁방안’을 제시했다.
경찰청이 보고한 대책에 따르면, 향후 실종수사팀 및 수사 시스템 운영 방식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신임 경찰 채용 과정에서부터 공직 윤리와 수사 역량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사건 은폐·축소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수사 공정성 강화 방안도 마련됐다. 국가경찰위원회의 위상과 기능을 실질화하는 한편, 경찰 수사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독립적인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신설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10월 새로운 형사사법체제 출범 앞두고 고강도 개혁 예고
정부와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실종 사건 대응력 강화는 물론 경찰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윤 장관은 “제주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과 경찰에 대한 신뢰 저하가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며 “오늘 보고된 경찰의 대책과 하달된 지시 사항들이 조속히 현장에서 작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오는 10월 새로운 형사 사법 체제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행안부와 경찰청 양 기관이 뼈를 깎는 고강도 개혁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찰청은 이날 논의된 실종수사 개선책과 개혁안을 조속히 시행하는 한편, 법령 개정과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국회 및 관계 기관과 적극적인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