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익·부패행위 신고자에 손해배상 청구 금지”

“공익·부패행위 신고자에 손해배상 청구 금지”

공익신고자보호법·부패방지법 개정안 시행, 비실명 대리신고 범위 전면 확대... '보복 시 징벌적 손해배상' 등 보호 장치 겹겹이 강화

by tamsanews

공익탐사뉴스 김현수 기자 / 정부가 우리 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고 용기 있는 제보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공익신고자 보호법’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부패방지법)’ 일부개정안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이번 개정은 단순히 제보를 장려하는 수준을 넘어, 제보자가 겪을 수 있는 신분 노출의 공포와 인사상 불이익, 경제적 보복으로부터 국가가 강력한 방패막이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신원 노출’ 원천 차단… 비실명 대리신고 제도 전면화

이번 개정안의 가장 핵심적인 변화 중 하나는 ‘비실명 대리신고’ 제도의 확대 및 강화이다. 기존에는 특정 분야에 한정되었던 비실명 대리신고가 이제는 거의 모든 공익 신고와 부패 신고 영역으로 넓어진다. 신고자가 자신의 인적 사항을 밝히지 않고 변호사를 선임하여 신고를 대행하게 함으로써, 신고자의 신분이 드러날 가능성을 초기 단계부터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특히 내부 공모자나 조직 핵심 인물이 제보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신분 색출’ 시도에 대비하여, 변호사가 신고자의 이름 대신 자신의 명의로 모든 서류를 제출하고 조사 기관과의 소통을 전담하게 한다. 국가권익위원회는 이에 따른 변호사 수임료 등의 비용을 지원하는 ‘공익신고 변호사단’ 운영 예산을 대폭 확충하여, 경제적 부담 때문에 제보를 망설이는 일이 없도록 법률 지원 서비스를 강화한다.

‘보복은 패가망신’…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 및 보호 조치

제보자에 대한 보복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이 적용된다. 개정된 법률은 공익신고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거나 따돌림, 파면 등 보복 조치를 한 자에 대해 기존보다 훨씬 강력한 처벌을 부과한다. 특히 신고자가 입은 손해에 대해 최대 3배에서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강화하여, 기업이나 기관이 보복을 통해 얻는 이익보다 잃는 손실이 훨씬 크도록 설계했다.

또한 ‘불이익 조치 금지’의 범위도 넓어졌다. 과거에는 직접적인 징계나 해고만이 보호 대상이었으나, 이제는 직무 재배치, 근무 조건 차별, 성과 평가의 불이익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묘한 형태의 괴롭힘까지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 만약 신고자가 신고 이후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할 경우, 해당 조치가 신고와 무관함을 입증해야 하는 ‘입증 책임’이 기관이나 사용자에게 전환됨으로써 신고자의 법적 대응 능력을 실질적으로 높였다.

경제적 보상 현실화… “정의로운 선택이 보상받는 사회”

범죄 수익 환수와 공공 기관의 예산 절감에 기여한 제보자에게 지급되는 보상금과 포상금의 한도도 대폭 상향되었다. 그동안 제보로 인해 수십억 원의 예산이 환수되더라도 제보자가 받는 보상금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보상금 상향 조정을 단행했으며, 특히 내부 신고자의 경우 조직 내에서의 신분 상실 위험을 고려하여 생활 안정 자금 성격의 ‘구조금’ 지급 요건을 완화했다.

구조금의 경우 제보로 인한 이사 비용, 치료비, 쟁송 비용뿐만 아니라 제보 이후 실직으로 인한 임금 손실액까지 폭넓게 보전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확장했다. 이는 제보자가 “옳은 일을 하고도 생계가 막막해진다”는 두려움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질적인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패방지법 개정… 공직 사회의 청렴성 수준 상향

부패방지법의 개정은 공직 사회 내부의 감시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든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권한을 구체화하고, 부패 신고를 접수한 기관이 조사를 지연하거나 부실하게 처리할 경우 권익위가 직접 재조사를 요구하거나 감사원에 감사를 의뢰할 수 있는 권한을 명문화했다.

또한 공직자가 직무 수행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하여 사적 이익을 취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 수위를 높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부당 이익은 전액 몰수·추징하는 규정을 강화했다. 이는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된 공공기관 임직원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나 이권 개입 등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사회적 기대 효과와 향후 과제

법무부와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인해 우리 사회 전반의 청렴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공익신고는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는 부정부패를 찾아내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며, “제보자가 안심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법 개정의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법적 장치 마련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제보자를 ‘배신자’가 아닌 ‘수호자’로 보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다. 정부는 법 시행과 더불어 공익제보의 가치를 알리는 홍보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민간 기업 내부에서도 자율적인 제보 시스템이 안착할 수 있도록 컨설팅과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안이 한국 사회의 공정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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